돌맹이 행동 조절 목표
『돌맹이 행동 조절 목표』(무화과오두막, 2026.06.24)는
출간일에 맞추어 제2회 서울자체도서전에서 처음 판매되고자 했으나 그 전날부터 약간(권)팔렸습니다. 도서전에서는 10권 한정으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저는 도서전에 상주하지 않으며, 셋째날인 6월 26일 19-21시, 27일 11-13시에만 테이블을 지킵니다. 또한 27일 14시-14:30에 연계 북토크로 <리코더 행동 조절 목표>가 진행됩니다.
판권면
2026년 6월 24일 초판 1쇄 발행
디자인 정호연
교정·교열 마윤지
제작 금비피앤피
ISBN 979-11-999482-9-7 03810
©정호연. 이 책에 실린 모든 글과 이미지는 해당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무단 전재, 무단 복제할 수 없습니다.
추천의 글
원래 없었던 것처럼
마윤지(시인)
출근하는 거예요, 퇴근하는 거예요? 정호연에게 물어보면 종종, 잘 모르겠다고 했던 것 같다. 정호연이 쓴 이야기인데 내 이야기고 또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고 아는 사람 이야기다. 정호연의 매일 속에는 ′원래′와 ′없었던′과 ′것처럼′이 뒤섞여 있다. ′원래 없었던 것처럼′을 차분한 태도로, 처절하게 혼동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정영충씨를 만난 적이 없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정영충씨는 한층 더 원래 없던 사람이 되었다. 그런가? 채워진 적도 없는 그 자리가 이상하게 이제 막 빈 듯하고 기척이 남아 있는 것 같고 정호연과 김미정과 책상과 시간이 지워지며 창문 너머 저 먼 곳 까마귀 울음 사이로, 빈 곳이 뚜렷해지는 것이다. 없다는 감각은 어떻게 이토록 분명한가.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에 앉은 승객들, 그보다 더 가야 하는 사람. 없는 사람. 정영충이라는 장면은.
에필로그
2005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언제부터인가 학교가 끝나면 청구역에서 6호선을 타고 안암역까지 다섯 정거장을 지나 고대병원으로 하교하곤 했다. 병원 가는 길에는 『짧은 동화 긴 생각』이라는 분홍색 책을 읽었다. 열차에 빈자리가 있는 날이면 앉아서 책을 읽다가 안암역에서 내리지 못하고 고려대역까지 가는 날도 있었다. 처음 안암을 지나쳐 고려대에서 내린 날에는 반대방향 승강장까지 걷는 길에 눈물이 찔끔 났던 것 같다.
아빠가 병원 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아마 내가 2학년이나 3학년 즈음이다. 오래된 이층집으로 이사 간 게 그 무렵이었다. 그 때부터 아빠에게 방이 생겼다. 아빠의 방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하울의 방 같다. 우리 집에는 매일 신문이 왔는데, 아빠는 매일 신문의 TV 방송 스케줄란을 오려 잘 보이게 접은 뒤 집게로 집어 2층 난간에 걸어두었다. 그걸 걸기 위해 난간에 못으로 행거를 만들었다. 난간에 기대면 텔레비전을 보기에 알맞은 거리를 두고 앉을 수 있다. 그 집의 외장 마감은 벽돌이고 내장 마감은 나무판자였다. 작은 마당에는 라일락 나무와 목련나무가 있었다. 마당에서 지네가 가끔 나왔다. 그 집에서 살 때 소미와 꾸미가 새식구로 들어왔다. 소미는 그 집에서 생리를 시작했고, 꾸미는 한 손으로 똥파리를 잡았다. (그리고 놓쳤다. 뭐를? 똥파리를...)
『요츠바랑』 15권 100화 「돌」에서 요츠바는 아빠와 돌을 주우러 간다. 집을 나서는데 골목에서 이웃사촌인 에나와 미우라를 만난다. 다 같이 돌을 주우러 간다. 돌을 주우려면 화장실 미리 다녀오기를 준비해야 한다. 요츠바가 알려줬기 때문에 화장실 미리 다녀오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화장실 미리 다녀오기를 몇 번 연습하면 돌을 주울 수 있을까?